[세계는 지금] 세계 전시업계 이모저모
- 준걸 김
- 1월 13일
- 5분 분량
• UFI, 창립 100주년 맞아 새로운 로고 공개
• IAEE,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전시장 설계 기술 5가지 소개
• ASAE, 전시장 청중을 사로잡는 다양한 아이디어 발표
전 세계 전시업계는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를 통해 산업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며, 변화하는 환경과 요구에 발맞춘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UFI(세계전시협회)는 창립 100주년을 맞이해 새 로고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공개하여 새로운 세기로의 전환을 알렸으며, 미국전시협회인 IAEE는 CEM 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효과적인 전시장 설계 기술 5가지를 소개했다. 또한 미국협단체전문가협회(ASAE) 연례 회의에서는 전체 회의를 설계하는 창의적 대안에 관한 몇 가지 아이디어가 발표됐다. 관련 내용을 차례로 살펴본다.
기사 원 출처
파리 본부 세계전시협회ㅣUFI
미국ㅣIAEE, Meetingsnet
◆ UFI,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로고 공개
2024년 10월 29일, 파리 본부 UFI(세계전시협회)는 새로운 로고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공개해 새로운 세기로의 전환을 알렸다.
1925년 창립한 UFI는 오랫동안 별도의 로고를 사용하지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시 중단되었던 활동을 재개한 1947년에, 협회는 상인의 신이자 신들의 전령인 헤르메스(로마 신화의 ‘머큐리’)를 모티브 삼아 머리에 날개 모양 투구를 쓴 모습을 첫 번째 로고로 제정했다. 이 로고는 대대적인 개편이 이루어지기 전인 2003년까지 사용되었다. 이후 협회는 파리와 홍콩에 지사를 둔 글로벌 조직으로 성장한 점을 반영해 그 공식 명칭을 ‘UFI, 세계전시협회’로 변경했으며 헤르메스의 머리를 추상화한 새 로고를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새로운 로고는 조직의 유산을 상징하는 헤르메스의 헬멧 날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날개는 총 4개의 깃털 혹은 가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UFI가 회원사와 글로벌 전시 및 이벤트 산업을 위해 추진하는 4대 기조, 즉 이벤트, 연구, 교육 그리고 지원을 의미한다. 로고에 사용된 녹색은 전시산업이 업체, 개최지, 그리고 사회 전반에 지속적, 장기적으로 미치는 긍정적 영향력과 사람들이 국적과 문화를 초월하여 교류할 때 더 큰 공동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는 항구적 낙관주의를 상징한다. 변경된 로고 서체는 깔끔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주며 인쇄물은 물론 다양한 디지털 매체에도 최적화되었다.
UFI 제프 디킨슨(Geoff Dickinson) 의장은 “전시업계는 21세기 초반부터 많은 변화를 겪어왔으며 UFI도 그에 따라 성장해왔다.
새로운 로고와 외관은 전시산업을 대표하는 글로벌 조직으로서 UFI가 그동안 얼마나 성장하고 성숙했는지 보여준다. 이제 우리는 다양한 역할과 더 큰 책임을 맡게 되었으며 이는 UFI의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투영되어 있다. 우리 조직과 정말 잘 어울리는 로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UFI 카이 하텐도르프(Kai Hatendorf CEO)는 “기존 UFI 로고가 지난 25년간 훌륭히 소임을 다하고 심지어 디지털 시대에 들어선 이후에도 활약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의 디자인이 얼마나 뛰어난 것이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UFI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날로 디지털화되는 현실에서 미래의 성공을 담보하려면 협회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재해석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새 브랜딩은 협회의 모든 디지털 플랫폼, 행사 홍보물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채널에 반영되었다. 2024년 11월 20일부터 23일까지 독일 쾰른의 쾰른메세(Koelnmesse)에서 열린 ‘UFI 글로벌 총회’ 참석자들은 행사 기간에 배포된 특별 기념품 등을 통해 새로운 브랜딩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UFI의 새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로고 가이드라인 및 이미지 파일은 협회 홈페이지(www.ufi.org/ufi-media-kit)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다.

출처 UFI
◆ 효과적인 전시장 설계 기술 5가지
성공적이고 매력적인 행사를 기획하려면 다른 무엇보다도 전시장을 효과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다양한 참관객을 수용하고 상호작용을 촉진하며 공간 활용도를 최적화하는 레이아웃을 구상하기 위한 혁신적인 전략은 무엇일까.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오늘날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전시산업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제품을 홍보하며 산업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이벤트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바로 ‘전시장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미국전시협회의 IAEE CEM 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매력적이고 효과적인 전시장 레이아웃을 구상하는 혁신적 전략 5가지를 살펴보자.
➊ 참관객에 관한 이해
성공적인 전시장 설계 과정은 목표 참관객을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업계 전문가, 잠재 고객 혹은 일반 소비자 등 그 대상이 누구든 참관객의 구체적인 니즈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평면도를 설계하는 것이 관건이다. 주최사는 정기적인 조사 및 데이터 분석을 통해 참관객의 선호도와 목표를 파악할 수 있다.
➋ 혁신적 디자인 솔루션
높은 리깅(rigging, 전시장 천장 구조물에 간판이나 모형 등을 매다는 것) 비용은 주최사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바닥에 부착하는 플로어 클링(floor cling, 바닥에 붙이는 부착물)이나 통로에 걸어두는 아일 사인(aisle signs)과 같은 대안을 모색한다면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원가를 절감할 뿐만 아니라 이벤트에 독특한 시각적 요소를 가미한다.
참관객의 시선을 확실히 사로잡기 위해서는 반응형 디스플레이와 감각적 체험 기회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예컨대, 소형 극장이나 교육 공간은 참관객에게 잊히지 않는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 기존의 틀을 깨고 참관객의 참여를 증폭하는 창의적 아이디어는 행사장에 대한 입소문 형성과 다음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조성함으로써 이벤트의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
➌ 전략적 공간 활용
편안한 좌석과 휴게 공간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러한 공간을 조기에 계획하고 신중하게 배치함으로써 참관객의 안락한 휴식과 재충전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참가업체 라운지와 같은 전용 공간 마련을 통해 참가업체의 경험을 개선하면 잠재적으로 재참가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전시 기간동안 참가업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내년도 참가를 확보하는 것도 고려해야할 사항이다.
최근 전시장 설계에서 새롭게 대두되는 이슈는 서로 다른 성향의 참관객을 아우르는 포용적 공간을 조성하는 일이다. 미국전시협회의 IAEE CEM 학습 프로그램인 ‘전시-이벤트의 신경과학(Neuroscience of Exhibitions and Events)’ 모듈과 같은 전문 과정을 통해서 여러 참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 필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➍ 흔한 함정 피하기
전시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행사장 평면도를 설계하는 초기 단계부터 도급업체를 참여시켜야 한다. 이들의 전문성은 참관객과 참가업체 모두에게 적합한 레이아웃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포스터 세션과 같은 요소를 배치하는 방식에 관한 의견을 구하기 위해 참가업체 자문 위원회(Exhibitor Advisory Committee)를 구성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 일일 보고 체계 구축 시, 전시회 동안 발생한 인사이트와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미흡한 점을 실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으며, 향후 행사의 진행 방식도 개선 가능하다.
➎ 결론
전시장을 효과적으로 설계하는 것은 하나의 예술이자 과학이다. 참관객의 니즈에 주목하고 혁신적 요소를 가미하여 편안한 환경을 보장하고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수집해야 한다. 이를 통해 참관객을 만족시키고, 참가업체에는 가치를 전달하는 전시회 경험을 창출할 수 있다. 성공의 열쇠는 신중한 기획, 전략적 설계 그리고 통찰력과 피드백을 수용하려는 의지임을 기억해야 한다.

출처 IAEE
◆ 메인 스테이지 마법, 청중을 사로잡는 법
모두가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outh by Southwest, SXSW*)처럼 멋진 행사를 기획할 수 없음은 자명하다. 물론 예산이 부족하다는 현실적 문제도 있다. 그렇다고 작년과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아주 약간만 변형해 운영해도 된다는 건 아니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미국협단체전문가협회(ASAE) 연례 회의에서 학습 전략 및 이벤트디자인 기업인 Flock Theory의 CEO 론다 페인(Rhonda Payne)은 ‘메인 스테이지 마법: 청중을 사로잡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일반 세션의 대안 개발에 대한 몇 가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먼저 그는 몇 년 전 기획했던 ASAE의 또 다른 행사인 ‘Xperience Design Project(XDP)’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XDP의 목표는 독창적인 세션 설계를 통해서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것이었다. 따라서 XDP는 기조연설을 동시에 진행하는 기법을 시도했다.
당시 기조연설 세션에서는 동시에 총 3명의 연사가 무대에 섰다. 각 연사는 무대의 서로 다른 곳에서 발표했고 청중들은 헤드셋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발표자의 연설을 경청했다. 다른 연사의 발표를 듣고 싶을 때는 오디오 채널을 돌리기만 하면 되는 방식이었다.
또한 기조 연설자는 높은 테이블과 의자, L자형 소파 등 다양한 형태의 좌석을 무대 앞 여러 곳에 배치하여 청중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으며, 몸이 불편한 참석자들도 무대 가까이에서 편안하게 앉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청중 응답 시스템(ARS)과 각종 상호작용 요소를 추가해 청중 참여도를 높였다.
페인 CEO는 “행사의 성격상 동시 발제 포맷이 적합하지 않을 때는 원형 무대를 설치하면 발표자와 청중이 더욱 가까워질 수 있고, 발표 내용에 대한 다른 사람의 반응도 살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서 청중이 행사의 일부분이 되게 하는 것이다. 그의 추가 아이디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페인 CEO가 제안하는 참여 제고 방안
➊ 발표자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방식으로 주제 전반을 빠르게 훑고 지나가기보다는 ‘5대 핵심 사항’, ‘4가지 교훈’ 등과 같이 메시지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연설 내용을 다듬어야 한다.
➋ 특정 주제와 교훈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기획자는 각 발표자가 이전 연사의 발표 내용을 이어받아 이야기를 전개하도록 순서를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각 발표자는 동영상이나 기타 기술을 활용하여 특정 사례 연구의 다양한 부분이나 관점을 제시할 수 있다.
➌ 페인 CEO가 선정한 ‘진정으로 잊지 못할 경험을 만드는 6가지 동인’으로는 첫째, 예상하지 못한 것: 놀라움과 즐거움 둘째, 감정을 자극하는 것 셋째, ‘사운드 배스’와 같은 몰입(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몰입형 경험의 사례’ 참고) 넷째, 세심한 손길: 사소하지만 사려 깊게 손을 본 조명, 이미지, 음향, 속도, 연출 등 다섯째, 청중의 가치, 니즈, 목표에 초점을 둔 개인화 마지막으로 경외심, 유쾌함 또는 ‘그 순간에 사람들을 사로잡는 그 무엇’의 전달이다.
*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outh by Southwest, SXSW)는 미국의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매년 봄(보통 3월)에 개최되는 일련의 영화, 인터랙티브, 음악 페스티벌, 콘퍼런스이다.
< 부록, 몰입형 경험의 사례 >
대형 이벤트 기획사인 Encore는 지난해 10월,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메인 스테이지 세션에서 ‘사운드 배스(sound bath)’가 만들어 내는 참여 유도 효과를 설명했다. 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여러분이 전체 회의장에 앉아 있다고 상상해 보자. 멀리서 기차의 기적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는 점점 커지고 여러분의 좌석과 가까워질 때쯤 무대의 LED 스크린에 기차가 ‘등장’한다. 화면 속 기차가 출발할 때는 마치 실제 기차를 보는 것처럼 화면 밖으로 사라지는 기차를 따라 고개를 돌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사운드 배스는 천장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행사장의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소리를 이동시키며 몰입형 음향 환경을 조성한다. 이와 같은 역동적 기법은 청중을 소리로 감싸줌으로써 스토리텔링 경험을 증폭하는 움직임, 존재감 그리고 깊이감을 선사한다. 이러한 순간은 기획자가 의도한 감정적 연결 고리를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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