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성장의 기록, GTEP 학생들의 수출 성공기
실무 중심 교육의 저력, 257만 달러 수출 성과 창출
겨울방학에도 불구하고 건국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상허연구관 3층과 4층은 활기로 넘쳐 난다. 이메일을 통해 바이어와 소통하고 해외로 보낼 샘플을 포장하며, 후배들에게 업무를 인수인계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마치 무역 현장을 방불케 한다. 이곳은 바로 대한민국의 미래 무역 인재를 양성하는 ‘GTEP(일명 지텝, 지역특화청년무역전문가양성사업)’의 중심지인 건국대학교 GTEP 사업단의 열정이 빛나는 공간이다.


글·사진 | 전동석 건국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교수, KU-GTEP 사업단장

(좌) KU-GTEP 사업단 단체 촬영, (우) KU-GTEP 학생들 사무실 근무 모습
청년 무역 전문가의 산실, 모범적인 운영 사례
GTEP(Glocal Trade Expert Incubating Program)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글로벌 무역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다. 2007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무역 실무 경험을 제공하고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 개척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건국대학교 등 전국 20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으며 매년 700~800명의 학생들이 GTEP을 통해 무역 실무 역량을 쌓고 있다. GTEP은 우리나라의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 동남아시아, 중동, 중남미, 중앙아시아 등 6개 지역을 특화하여 지원하고 있으며, 해외 마케팅 역량과 자원이 부족한 내수기업과 수출 초보기업을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다.
서울을 대표하는 건국대학교는 2009년부터 GTEP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 대학 중에서도 모범적인 사업단으로 손꼽힌다. 국제무역학과 전동석 교수를 비롯한 5명의 지도교수가 40명의 학생들을 체계적으로 지도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직접 팀을 구성해 실제 무역 활동을 수행한다. 특히 건국대학교 GTEP은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천년미인(식품)’, ‘킴차(자동차부품)’, ‘루토닉스(화장품)’ 등 40여 개의 기업과 협력하여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학생들은 무역전시회 참가, 해외 바이어 발굴, 수출 계약 체결, 전자상거래 플랫폼 활용 등 다양한 무역 실무를 직접 경험한다. 그리고 이들은 1년 3개월에 걸친 GTEP 활동 기간에 실제 무역 활동을 수행하며 바쁜 일정을 보내게 된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협력업체의 직원이 되어 해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밤늦은 시간에 해외 바이어와 전화 상담을 하는 등 빠듯한 일정을 소화한다. 이를 통해 단순한 이론 교육을 넘어 글로벌 무역 현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으며, 건국대학교 GTEP을 거쳐 간 많은 학생은 학창 시절에 취업이나 창업에 필요한 값진 사회 경험을 충분히 쌓게 된다. 이런 차별화된 활동들을 수행한 결과 실제로 사회 진출 시 좋은 결실을 거두고 있다.
실무 중심 교육의 결실, 257만 달러 수출 성과
지난 2024년, 건국대학교 GTEP 학생들은 257만 달러(약 37억 원)에 달하는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학생 1인당 평균 6만5천 달러의 수출 성과를 올린 셈이다. 바이어를 발굴하기 위해 독일(Automechanika), 두바이(Beautyworld Dubai), 베트남(Vietbeauty) 등 주요 해외 전시회에 49회 참가했고 서울푸드, 서울국제소싱페어 등 국내 전시회에도 58회 참여하며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도왔다. 또한, 아마존(Amazon), 알리바바(Alibaba) 등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활용해 38개 기업의 제품을 입점시켜 글로벌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건국대학교 GTEP은 전국 20개 대학 중 ‘지역무역전문가인증서’를 가장 많이 획득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 인증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명의로 수여되며 외국어 능력, 학업 성적, 무역 자격증 보유 여부, 수출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정예 무역 인재들에게만 주어진다. 다음은 학생들이 해외 전시회에서 중소기업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 사례다.
<Case 1>
베트남 ‘Vietbeauty 2024’ 참가 활동기

VIETBEAUTY 2024 IN HOCHIMIN, VIETNAM
건국대학교 GTEP 사업단 학생 20명은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국 중 하나인 베트남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2024년 7월 호찌민에서 개최된 화장품·미용 박람회(Vietbeauty 2024)에 참가했다. 박람회에서 학생들은 ‘쏘두위 스킨케어’, ‘아헤브(속눈썹 컬링 기기)’ 등 7개 기업의 제품을 출품하며 현지 시장 개척에 도전했다. 이들은 박람회 전후 마케팅 전략을 직접 수립하고 실행하며, 협력업체의 개성을 반영한 부스를 디자인하고 바이어 및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했다. 그 결과, 박람회 기간에 총 342건의 바이어 상담을 성사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학생들은 단순히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지 시장 조사와 분석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35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호찌민 시내의 백화점과 스파숍 등을 방문하며, 베트남에서 인기 있는 미용 제품의 트렌드와 가격대를 조사했다. 국제무역학과 최수인 학생은 “가치 있는 제품에는 아낌없이 투자하는 베트남 소비자들의 모습을 보며, K-뷰티에 대한 자부심이 커졌고 수출 시장 개척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고 전했다. 또한 경제학과 김환순 학생은 “베트남 여성들이 밝은 피부톤의 쿠션 제품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는 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홍보했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전시장 현장에서 참관객들을 대상으로 직접 제품을 시연하거나 룰렛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그리고 협상 자리에 직접 참여해 바이어들에게 한국 제품의 강점과 가격 경쟁력을 설명했으며, 그 결과 일부 업체는 베트남 현지 기업과 독점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
이처럼 건국대학교 GTEP 학생들은 교실에서 배운 이론을 실제 무역 현장에서 적용하며 글로벌 비즈니스의 주체로 성장하고 있다. 직접 시장 개척에 기여하는 경험을 통해 대한민국 무역의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로 거듭나고 있다.
<Case 2>
수출 실적 제로에서 20만 달러 돌파까지

루토닉스의 PACCD 참가 활동
AI 기반 두피 및 헤어 케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브랜드 ‘루토닉스’는 디바이스, 앰플, 샴푸 등 다양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안정적인 수출 실적을 기록하던 루토닉스였지만, 필리핀 시장에서만큼은 수출 실적이 전무한 상태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건국대학교 GTEP 학생들(국제무역학과 김우섭 외 3인)은 필리핀 시장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를 실시했다. 분석 결과, 기존의 B2C 판매 전략이 필리핀 소비자들의 구매력과 소비 성향에 효과적으로 어필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학생들은 협력업체를 설득하여 B2B 중심의 시장 진출전략을 새롭게 수립했다.
우선, 필리핀 현지의 유통 전문 기업 ‘Piero Media’와 협력해 피부과 클리닉 및 미용 시술센터를 대상으로 기술 미팅을 진행하고 차별화된 프리미엄 유통 전략을 수립·추진 했다. 이로써 현지 피부과 및 클리닉 전문가들의 추천을 이끌어 내 브랜드 신뢰도를 높여 9월에는 미화 9천 달러 규모의 첫 수출을 달성했다. 이후 꾸준한 노력 끝에 2024년 한 해 동안 필리핀 시장에서 10만 7천 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장 진출을 이뤄 냈다.
다음 목표는 필리핀 최대 피부과 전문 학회인 PACCD(Philippine Academy of Clinical and Cosmetic Dermatology)였다. 필리핀 내 피부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 행사에서 루토닉스의 우수성을 직접 선보이고자 한 것이다. 처음에는 협력업체가 높은 참가 비용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으나, 학생들은 글로벌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과 로레알 등의 학회 참가가 성공적이었다는 사례를 근거로 협력업체를 적극 설득했다. 결국 협력업체는 학생들의 기획안을 받아들이고 PACCD 참가를 결정했다.
학회 참가를 위해 학생들은 주요 제품의 임상 결과 자료를 준비하고 발표 프레젠테이션을 구성했으며 예 상 질문과 답변을 철저히 숙지했다. 행사 기간 동안 피부과 전문의 및 관계자들에게 직접 제품을 시연하며 적극적으로 홍보한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루토닉스는 현지 피부과 의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은 물론, 필리핀 대형 유통업체와 연간 20만 달러 규모의 구매 의향 MOU를 체결하는 쾌거를 이뤄 냈다.
이 같은 성과는 GTEP 학생들의 철저한 시장 조사, 분석 능력 그리고 도전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은 단순한 이론을 넘어 실질적인 무역 경험을 쌓으며 글로벌 무역 전문가로 성장 중이다. 건국대학교 GTEP 학생들의 도전이 한국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가고 있다.
실전 무역 경험을 쌓고 싶은 학생들에게 GTEP은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다. 글로벌 시장 개척부터 수출 계약 체결까지, 학생들은 실제 무역 현장을 경험하며 전문성을 키워 나간다. 끝으로 이러한 경험을 발판 삼아 현대자동차에 최종 합격한 건국대학교 국제무역학과 4학년 문예준 학생의 미니 인터뷰를 통해 GTEP 활동이 그의 취업 성공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취업 후기>
GTEP 경험 통해 대기업에 입사한 문예준 학생 이야기
GTEP 활동, 현대자동차 취업 성공에 중요한 자산 돼
저는 1학년 때부터 GTEP에 꼭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단순히 이론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실전 무역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습니다. 새로운 시장의 바이어를 발굴하고,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해외 전시회에 참여하는 과정 자체가 무역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반드시 제가 발굴한 바이어와 계약을 성사시키고 싶었습니다. 특히 자동차 부품 업체와 협력하면서 처음에는 생소한 제품들이 많아 어려움이 있었지만, 꾸준한 공부와 전시회 참여를 통해 전문 지식을 쌓아 갔습니다. 무역협회, KOTRA, KOMPASS 사이트에서 500개 이상의 바이어 리스트를 조사하며 끊임없이 C/L을 발송하고 내용을 수정하며 개선해 나갔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전시회에서였습니다. 전시회에서 다양한 바이어와 상담을 진행했고, 업체 대표님의 도움을 받아 세부적인 협상을 마무리했습니다. 이후에도 ‘왓츠앱’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신뢰를 쌓았고, 결국 계약이 성사되어 실제 수출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바이어들에게 진정성이 전달되었다는 점이 큰 성과였다고 생각합니다.
GTEP은 대학생이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프로그램
본래 자동차 산업에 관심이 많아 GTEP 활동을 하면서 자동차 부품 업체와 협력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수출 유관기관의 교육을 통해 산업 이해도를 높이고, 국내외 전시회에서 직접 바이어를 상대하며 실전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현대자동차 채용 과정 시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강력한 차별화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또한 GTEP은 15개월 동안 팀원들과 협력하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조직 내에서의 역할 수행 능력이 길러졌습니다. 때로는 의견 차이로 갈등이 생기기도 했지만, 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협업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조직문화와도 잘 맞아떨어졌고, 면접 과정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좋은 팀원들과 함께 목표를 이루며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습니다. 처음 국제무역학과에 입학했을 때부터 꼭 참여하고 싶었던 GTEP을 4학년이 되어 마무리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수출 실적을 내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과 협력하며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하고, 해외 전시회에서 글로벌 무대를 직접 경험하는 과정 자체가 값진 배움이었습니다. 15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도전하고 고민하고 배우면서 저 자신이 발전하는 모습을 느꼈습니다. GTEP은 대학생이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프로그램입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좌) 팀원들과 교정에서 즐거운 한때, (우) AUTOMECHANIKA 2024에 동료(이슬비, 글로벌비즈니스학과)와 함께 참가
출처 지텝사업단 홈페이지 http://ee.konkuk.ac.kr/gtep/index.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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