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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1] 직원이 곧 답이다: B2B MICE 전략의 핵심

성공적인 MICE 조직을 위한 인적 네트워크의 역할

국내외 사례로 살펴보는 내부 마케팅의 성공 전략


전시산업은 본질적으로 B2B 산업에 속한다. 국제회의 유치, 전시회 운영, 네트워킹 등 모든 활동이 주로 기업, 단체, 기관 등의 조직 간 거래와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시산업은 사람이 중심이 되어 이루어지는 분야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전시회를 기획·운영하는 일은 단순히 구조적인 체계나 물리적인 환경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간의 네트워크와 세일즈·마케팅 능력에 크게 달려 있다.

글 | 홍주석 수원컨벤션센터 마이스사업팀 팀장

© SHUTTERSTOCK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 형성이 성공의 열쇠

전시산업에서 인적 네트워크는 단순한 비즈니스 연결을 넘어 조직의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특히 전 세계를 순회하며 개최되는 전시회나 국제회의 유치와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는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의 형성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큰 행사를 앞둔 기업과 개인은 자신들의 전문성은 물론, 신뢰성과 성실성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형성에 심혈을 기울이게 된다. 네트워크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때 더욱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이는 네트워킹을 통해 단순한 거래 관계를 넘어 서로를 신뢰하고 비전을 공유하며 지속 가능한 협력 구조 구축이 가 능하다는 데 있다.

전시회 담당자는 산업의 메커니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문성을 갖추는 것은 물론, 참가업체들과 유대감을 형성해 견고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담당자와 참가업체 간의 신뢰는 행사의 성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차기 전시회 참가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 요인으로 작 용하기 때문이다. 이는 성공적인 개최와 매출 성과를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전시 주최자는 참가업체와 참관객, 바이어를 연결하는 역할을 넘어 해당 산업군 커뮤니티의 촉진자로서 보다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즉, 산업 내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까지 도모하는 매개자로 볼 수 있는 것이다.


MICE 세일즈·마케팅, 고객 맞춤형 접근이 필수

국제회의 유치 과정에서 성공적인 세일즈·마케팅은 단순히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잘 만드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대상 고객의 문화적, 경제적, 환경적 특성을 이해하고 이에 맞춘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수다. 담당자는 베뉴(Venue), 도시와 나라의 장점 및 특성을 주최자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그들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관련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그리고 국제회의 유치를 위해서는 짧게는 1년, 길게는 다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이렇듯 긴 호흡으로 진행되기에 담당자의 인내와 노력, 열정 없이는 유치하기 쉽지 않다.

다시 말해 세일즈·마케팅은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활동이 아니라 고객의 필요와 요구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키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B2B의 성격을 지니는 MICE 세일즈·마케팅은 기술적인 지식과 함께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능력, 상황 판단력 그리고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기술을 필요로 한다.


© 홍주석


직원 주도의 브랜드 혁신, 내부 마케팅 해외 사례

MICE 조직에서 개인의 능력은 단기적인 성과뿐 아니라 장기적인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 충성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맥락에서 직원들의 만족과 동기 부여를 통해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내부 마케팅(內部 Marketing)’의 필요성이 최근 더욱 주목받고 있다.

현대 기업 경영에서 내부 마케팅이란 직원들을 단순한 고용인이 아닌 핵심 자산이자 내부 고객, 나아가 브랜드 대사로 인식하는 전략적 접근이다. 서비스 마케팅과 품질 관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학자인 레너드 L. 베리(Leonard L. Berry)와 아비나쉬 파라수라만(A. Parasuraman)은 ‘내부 마케팅이란 직원들을 내부 고객으로 보고 그들의 요구와 욕구를 충족하는 내부 상품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마케팅 방식’이라 정의했다. 이는 직원 만족도가 외부 고객 만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본 원칙에 기반한다. 직원의 만족도는 단순히 개별적인 행복을 넘어서 조직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내부 마케팅은 조직의 목표와 직원 개개인의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기업의 성 과를 견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내부 마케팅의 성공적인 구현을 위해서는 조직문화와 CEO의 철학 및 리더십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조직문화는 기업의 비전과 가치를 중심으로 형성되며 직원들의 행동과 경험을 통해 고객과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Airbnb, Inc.)는 ‘소속감을 느끼는 세상 만들기’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직원과 고객 모두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마존이 인수한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자포스(Zappos)는 ‘행복한 고객 경험’을 목표로 삼아 직원들에게 자율성과 유머를 강조하며 고객과의 진심 어린 상호작용을 독려한다. 또한, 미국의 아웃도어 제품 기업 파타고니아(Patagonia, Inc.)는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해 직원들이 환경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급 휴가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기업 문화의 중심에 두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조직문화가 직원들의 동기 부여와 고객 경험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보여 준다.

성공적인 내부 마케팅은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 주고, 그들이 회사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자포스의 경우, 고객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직원들에게 고객과의 상호작용에서 진심을 다하도록 독려한 결과, 고객들에게 손으로 쓴 감사 편지나 무료 업그레이드 등의 감동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노력은 자포스를 단순한 온라인 리테일러가 아닌 고객 중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국내 전시업계도 직원 주도형 마케팅 강화

전시산업의 임직원들도 헌신적인 세일즈·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직 또한 이에 부응하여 다양한 복지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BEXCO와 수원컨벤션센터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직원들이 직접 출연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BEXCO의 유튜브 채널에서는 직원들이 참여하는 브이로그, 인터뷰, 현장 스케치 등 다양한 형식의 영상으로 전시회와 컨벤션 준비 과정,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다. 수원컨벤션센터도 공식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직원들이 센터의 시설을 소개하거나 이벤트 소식, 산업 관련 정보를 직접 공유하고 있다. 이런 콘텐츠는 직원들의 진솔한 모습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시청자들에게 친근함과 신뢰감을 주고 전시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도시와 베뉴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이 업계에서 활동 중인 임직원들이다. 유용하고 흥미로운 콘텐츠는 대화의 주제가 될 수 있으며, 나아가 대외적으로 전시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형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사례로 충주시의 ‘충주맨’이 있다. 충주맨은 충주시청 공무원이 직접 운영하는 SNS 채널로 자연, 관광지, 축제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충주를 알리고 있다. 현장 경험과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제작된 그의 콘텐츠는 유머와 인간적인 매력으로 큰 공감을 얻으며 충주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직원 만족도 향상 위한 복지 강화로 혁신 추구

이제 글로벌 기업들과 국내 전시컨벤션센터들은 내부 마케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참고로 구글은 직원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업무 시간의 20%를 개인 프로젝트에 사용할 수 있도록 권장하는 ‘20% 시간’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헬스케어 회사 에픽 시스템즈(Epic Systems)는 입사 5년 차 직원에게 창의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4주간의 유급 휴가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전시컨벤션센터들도 직원 복지와 업무 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 직원들이 편안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휴게 공간과 쾌적한 업무 환경을 제공하며, 다양한 사내 동호회를 운영해 직원 간의 소통과 화합을 도모하고 있다. 더불어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건강검진과 단체상해보험 등 건강과 복지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비록 여러 가지 제약 여건으로 인해 글로벌 기업들처럼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나 국내 전시컨벤션센터들은 점차 복지 제도를 강화하며 일과 가정의 양립, 출산 및 육아 지원과 같은 다양한 방안을 도입하는 중이다. 이러한 노력은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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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대사로서의 직원, 조직 성장의 핵심 원동력

전 세계 곳곳에서 개최되는 전시회와 국제회의는 도시나 국가를 순회하는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의 전시회와 회의는 고정적으로 한 도시의 특정 베뉴에서 지속 개최되는 경우가 많다. 주최자는 주변 인프라, 시설의 우수성, 임대 가격, 도시의 산업적 특성, 인구 분포, 접근성, 관광 요소 등을 분석한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와 함께 고려되는 중요한 요인이 바로 해당 베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담당자와의 신뢰 관계다. 이를 관계 마케팅 및 경험경제와 연결 지을 수 있다. 베뉴가 파는 것은 단순히 회의장 및 시설의 하드웨어만이 아닌 ‘관계’다. 베뉴는 이해관계자들과의 연결고리를 조정·조율해 형성된 총체적 관계를 고객에게 제공한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자는 기 구축된 바이어와 셀러 사이의 신뢰 관계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가 여간해선 쉽지 않다.

조직의 성과와 지속 가능한 경쟁력은 결국 인재의 힘에서 비롯된다. 고객 중심의 활동, 브랜드에 대한 열정 그리고 전략적 관계를 만들어 가는 직원들의 헌신이야말로 조직의 비전과 목표를 현실로 이끄는 원동력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직원들을 단순히 피고용인으로 보는 것을 넘어 내부 마케팅을 통해 이들을 브랜드 대사로 양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직원들은 조직의 가치를 직접 전달하는 존재로, 그들의 열정과 헌신은 고객과의 모든 접점에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조직의 이미지를 형성한다. 인재에 대한 투자는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변화를 주도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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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1976-3174(Online)  / ISSN 1976-3239(Pr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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