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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트렌드] 급변하는 AI 시대, 반드시 읽어야 할 국내외 산업 트렌드 전망서

매 연말 서점가에는 다가올 해의 새로운 트렌드를 예측하는 서적들이 쏟아져 나온다. 소비, 기술, 비즈니스, 라이프, 문화 등 다양한 트렌드 속에서 우리는 어떤 책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어야 할지 망설이기 쉽다. 이럴 때 딱 두 권만 읽어보자. 변화하는 시대의 맥을 짚고 미래 전략을 제시하는 여러 전망서 가운데, 가장 오랜 시간 국내외 오피니언 리더들이 선택해 온 책들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4

김난도, 이준영, 이향은 外

미래의 창


국내 트렌드의 모든 것, ‘트렌드 코리아 2024’

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올해로 16해를 맞았다. 연말마다 이듬해 트렌드 이슈를 담은 10개의 키워드를 발표하는데, 9개 키워드를 아우르는 핵심 키워드를 가장 앞에 배치한다. 올해의 첫 번째 키워드는 바로 ‘분초사회’.

분초사회란 1분 1초가 아까운 세상이 되면서 시간은 돈과 대등하거나 더 귀한 것이 되었다는 의미다. 돈을 쓰더라도 ‘내 시간’을 갖고자 하는 현대인들은 기술을 활용해 시간 손실을 줄이고 자투리 시간까지 알차게 쓰기를 원한다. 따라서 고객의 시간 손실을 줄여주는 비즈니스가 보다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트렌드 코리아는 “소유경제에서 경험경제로 바뀜에 따라 이제는 고객의 지갑이 아닌 시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선부터 대기시간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자투리 시간에 대한 이해와 전략은 중요한 비즈니스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음으로 주목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생성형 인공지능(AI)이다. ‘호모 프롬프트(Homo Promptus)’라는 키워드와 연결하여 소개했는데, 호모 프롬프트란 높은 인공지능 문해력을 바탕으로 인공지능과 조화로운 상호작용을 하며 각종 AI를 조련할 수 있는 미래형 인재를 말한다. 인공지능은 효율적 도구인 반면, 자신의 결과물을 스스로 평가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최종 판단을 맡는 인간에게는 더 높은 수준의 ‘비판적 사고’ 능력과 인간 그리고 사회의 본질을 탐구할 수 있는 지적 역량이 요구된다. 트렌드 코리아는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며 인간답게 성찰할 줄 아는 사람인 호모 프롬프트가 가까운 미래 사회를 선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트 코리아 2024는 이외에도 △외모, 학력, 자산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인물을 추구하는 ‘육각형 인간’ △시간, 장소, 유통 채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재미 좇는 일이 일상이 된 ‘도파밍’ △가장에서 동반자로 변모한 ‘요즘 남편, 없던 아빠’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스핀오프 프로젝트’ △가치관과 취향이 같은 사람, 콘텐츠, 유통 채널의 선택을 따라 하는 ‘디토소비’ △정주인구보다 관계인구에 방점을 찍는 ‘리퀴드 폴리탄’ △약자 대상의 서비스에서 조직과 사회의 경쟁력이 된 ‘돌봄경제’ 등의 올해의 트렌드를 자세히 소개한다.



2024 세계대전망

이코노미스트

한국경제신문

 

세계 이슈의 모든 것, ‘2024 세계대전망’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The World Ahead’ 시리즈가 올해도 변함없이 ‘2024 세계대전망’으로 출간됐다. 미래예측과 트렌드 분석에 있어 최고의 글로벌 전망서로 손꼽히는 이 책은 매년 연말마다 전 세계 25개 언어로 동시 출간한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세계 각계각층의 전문가, 정치인, 학자, 최고경영자(CEO) 등이 한 자리에 모여 국제 정치, 경제, 금융, 비즈니스, 문화 이슈는 물론 주목해야 할 주제와 트렌드를 심층 분석한다는 것이다.

먼저 이 책은 2024년이 ‘글로벌 선거의 해’라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에서는 국회의원을, 미국에서는 대통령을 새로 뽑는 등 전 세계 76개국에서 선거가 열린다. 총 42억 명이 투표권을 행사한다. 올해의 선거 결과에 따라 세계는 민주주의 현황부터 기후 정책,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미국의 ‘단일 패권’이 끝나가면서 세계는 더 많은 분쟁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도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생성 AI(Generative AI)’의 쓰임새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객 관리, 마케팅 및 영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연구개발(R&D) 등에서 약 4분의 3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어렵고 복잡한 조세법 처리나 법률 문서 요약 등도 쉬워질 것이고, 올바른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마케팅 카피의 초안이 마법처럼 만들 수 있게 된다. 기업의 생산량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며, 많은 생성형 AI 도구가 이전 기술보다 접근성이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기업이 AI를 채택하려 할수록 근로자들의 일자리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이미 헐리우드 작가들은 챗GPT를 대본 작성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파업을 시행했었고, 다수의 창작자는 AI가 자신의 작품을 ‘학습’하게 할 수 없다며 줄줄이 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유명 글로벌 IT기업들이 기술직 근로자를 대규모 정리해고한 부분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예상치 못한 악용 사례도 계속 등장할 수도 있다는 것도 생각해볼 지점이다.

한편 2024년은 애플이 가상현실(VR)과 혼합현실(MR)을 결합한 카메라를 이용하여 사용자에게 외부 세계의 생생한 영상을 보여주는 비전 프로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페이스북과 구글까지 가세를 더해, 차세대 대형 기술 플랫폼의 경쟁이 다시금 치열하게 불타오르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두 책의 날카롭고 대담한 식견과 함께 2024년의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대비한다면,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준비된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미래는 우리에게 ‘찾아오는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기도 하다. 결국 우리 인간이 내린 선택이 트렌드가 되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 그러므로 트렌드를 잘 따라가는 사람만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 수 있다. 앞서 소개한 두 책이 독자 여러분에게 통찰과 전략의 길잡이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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