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에서 데뷔 무대 치르고 인류의 삶을 혁신한 다섯 가지 제품
글·사진┃이형주 대표
VM Consulting
전시회는 역사적으로 인류의 삶을 바꾼 혁신적인 제품들의 쇼케이스 무대이다. 또한 대중들의 반응을 확인하는 테스트 베드(Test Bed)의 역할을 해왔다. 전시회에서 선보인 제품들은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산업혁명 이후 등장한 런던 만국박람회부터 지금의 무역 전시회에 이르기까지, 앞으로도 새로운 기술과 제품으로 시대를 여는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금부터 전시회를 통해 데뷔한 수많은 발명품 중에서 인류의 삶을 바꾼 가장 대표적인 제품 다섯 가지를 하나씩 알아본다.
출처 ChatGPT4
➊ 1876년 미국 필라델피아 만국박람회
전화기, 인류의 정보 전달 방식을 발전시키다
지금은 전화보다 DM(Direct Message)을 더 선호하는 시대다. 하지만 인류가 소통하는 방법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꾼 것은 바로, 전화기다.
1876년 미국 필라델피아 만국박람회에서 발명가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Alexander Graham Bell)’이 전화기를 선보였는데, 이는 인류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전화기는 응급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했고 장거리에서의 소통 또한 쉽게 만들어 주었다. 즉, 가족과 친구 간의 친밀한 관계 형성을 강화해준 것이다. 또한 전화 네트워크 구축 및 운영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관련 산업의 성장을 촉진했으며, 모바일 커뮤니케이션과 인터넷 기술 발전의 기초를 마련해줬다. 이로써 전화기는 전 세계의 경제와 문화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다줬음을 의미한다.
벨이 발명한 전화기는 단순한 기계를 넘어서 인류의 생활 양식을 변화시키고 전 세계적인 경제와 사회 발전의 촉매제가 되었다. 오늘날에도 전화기는 진화된 형태로써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그가 필라델피아 만국박람회에서 선보인 기술 원리가 얼마나 혁신적이었는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
최초의 전화기,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 출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➋ 1939년 미국 뉴욕 세계 박람회
TV, 스타 시스템과 대중문화의 아이콘을 탄생시키다
TV는 인류가 정보에 접근하는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전화기가 음성을 통해 정보를 전달했다면 TV는 움직이는 동영상과 소리를 함께 제공해줌으로써 인류의 사회적, 문화적, 교육적 측면에서 엄청난 파급 효과를 일으켰다.
미국의 전자 회사 RCA는 1939년 뉴욕 세계 박람회에서 최초로 텔레비전, 즉 TV를 공개했다. 박람회 기간 중 RCA는 세계 최초로 본사 건물의 개관식을 TV를 통해 12km 떨어진 곳까지 전송하여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박람회가 끝나고 10일 후부터 TV를 일반 대중들에게 판매하기도 했다. 이로써 TV로 일반 가정에서 영화, 드라마, 쇼 프로그램들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스타 시스템과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탄생하는 계기 또한 마련됐다.
더불어 뉴스나 다큐멘터리를 통해 보다 넓은 지식 전파가 가능해졌으며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까지 가족 구성원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렇듯 1939년 뉴욕 세계 박람회를 통해 등장한 TV는 우리 생활방식에 많은 영향을 끼친 매체로써 지금까지도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1939년 미국 RCA 전자회사가 선보인 TV 전시 모습 / 출처 uminnpressblog.com
➌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
현대자동차 포니, 한국 자동차 산업의 문을 열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포니 쿠페 콘셉트 카’를 출시한 지 50년만에 다시 리뉴얼해 공개했다. 현대자동차에 있어 포니는 독자적인 한국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열망의 표현이었다. 1974년, 현대자동차는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Torino international car show)에서 한국 최초의 독자 개발 자동차인 포니를 세계에 공개하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 차량은 단순히 한국의 자동차 기술력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우리나라 산업의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그 당시 포니는 이탈리아의 유명한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가 디자인했다. 국제적인 디자인 트렌드와 어울리는 모던하고 세련된 외관을 갖춘 모습이었다. 또한 이 차량은 경제성과 실용성을 겸비해 국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수출 시장에서의 성공은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현대 포니의 등장은 한국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으며, 이를 통해 한국을 글로벌 자동차 제조 강국으로 이끄는 초석이 되었다. 하나의 모델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자신감을 고취하고 세계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경쟁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1974년 토리노 모터쇼에 선보인 현대자동차 ‘포니’ / 출처 현대자동차
➍ 2013년 미국 세계가전전시회
오큘러스 VR, 가상 현실의 세계로 안내하다
2013년 미국의 기업 오큘러스(Oculus)는 세계가전전시회(CES) 기간 동안 전시장이 아닌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오큘로스 VR’을 처음 선보였다. 이 기기는 가상 현실 기술의 상업적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린 혁신적인 제품이다. 단순히 현실감 넘치는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교육, 훈련,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가상 현실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대중에게 소개하며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은 새로운 차원의 상호작용과 몰입 경험을 제공한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오큘러스는 2013년에 열린 CES에 참가하지 못했다. 부스 신청이 마감된 것을 뒤늦게서야 알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오큘러스 CEO인 ‘팔머 럭키(Palmer Luckey)’는 전시회 대신에 라스베이거스의 베네시안 호텔 디럭스룸을 빌려 그곳에 제품을 전시하고 기자와 고객들을 초대했다. 어차피 전시회 기간에는 도시 전체가 전시회 방문객들로 꽉 찼기 때문에 호텔 방에서 전시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오큘러스는 가상 현실 기술의 잠재력을 인정받아 CES 공식 미디어인 엔가젯(Engadget)에 의해 2014년 ‘Best of CES’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또다시 페이스북의 주목을 받게 되었는데, 페이스북은 같은 해에 오큘러스를 23억 달러에 인수하며 가상 현실 기술에 큰 베팅을 하게 된다. 이러한 도전은 가상 현실 기술의 미래에 대한 강력한 신뢰 표시였으며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2013년 미국 기업 오큘러스의 VR 시연 모습 / 출처 CNET.com
➎ 2018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 모터쇼
플라잉카, 미래 교통 시스템의 혁신을 제시하다
2018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공개된 비행 자동차 ‘PAL-V Liberty’는 세계 최초의 상용 플라잉카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차량은 자동차와 자이로콥터의 기능을 결합하여 도로 주행과 공중 비행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PAL-V Liberty 등장은 도시 교통의 복잡성과 혼돈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며, 향후 교통 시스템의 혁신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플라잉카의 상용화는 특히 도심과 교외를 연결하는 데서 큰 잠재력을 보여준다. 출퇴근 시간을 단축하고 교통 효율성 향상에 기여될 것으로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2018년 처음 이 플라잉카가 공개된 이래 GM(General Motors Corporation), 현대자동차 등 많은 자동차 기업들이 플라잉카 개발에 착수했다. 지금은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인 새로운 비즈니스가 세계적으로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처럼 세계는 인류의 삶을 바꾼 세기의 발명품들이 전시회에 서 선보일 때마다 주목했다. 처음 공개된 그 순간은 바로 기술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기도 했다. 전시회가 낳은 이 발명품들은 시대를 초월해 오늘날까지도 우리의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시회는 단순한 기술 발표의 장이 아닌 우리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또한 새로운 산업의 탄생을 촉진하며 문화적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2018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플라잉카 ‘PAL-V Liberty’ / 출처 C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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